정기모임 작품
미르나엘 회원 '비' 주제 글
글볕길동무
2021. 8. 29. 10:32
<무대위 하나의 조명>
내 마음에서 흐르는 것인지
내 눈에서 흐르는 것인지 모르는
내 자신을 아는 듯 모르는 듯
내 머리위의 하늘은
짙은 회색의 구름을 데려와
함께 울어준다.
내가 왜 우는지
무엇 때문에 우는지
알 리 없는 이 하늘은
내가 더 슬프고 처량해지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하염없이 비를 내린다.
이 비가 그냥 그칠 걸 알지만
오래 머물지 않을 걸 알지만
이런 비를 피할 우산이 있는걸
모를 정도로 슬픈 나는
비가 금방 그쳐갈 때
비로 인한 추위가 가실 때
그렇게 짙은 회색의 구름도 가시고
따스한 햇빛이 비춰질 때
그대를 찾아가고 싶지만
따스한 햇빛을 같이 쬐고 싶지만
그대가 어디있는지 비춰주지 않고
그저 허량하게 비를 맞은
쳐량한 내 모습만 다 꺼진 무대 위
하나의 조명으로 비춘 듯이 있네요
그대 부디 이조명을 보고
나에게 다시 오기를
이 조명을 함께 무대위에서
비춰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