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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 모음

김근성 회원 5월 광주항쟁 글

by 글볕길동무 2021. 8. 29.

<오월이 오면>

 

오월이 오면

거리는 그날의 함성을 곱씹는다.

자신을 밟으며 달라가는

수많은 발걸음을 느끼고

 

오월이 오면

분수대는 물속의 소리 퍼담는다

총소리 칼소리 비명소리

끝없이 녹아드는 소리를

 

오월이 오면

하늘은 모오든 일들을 기억한다

자기의 그아래 세상에서

일어난 사람들의 이야기

 

그래 오월이 오면

그래 오월이 오면

그래 오월이 오면


<씨를 뿌리자>

 

씨를 뿌리자

씨를 뿌리자

저 넓은 땅

저 푸른 들

젊은 씨를 뿌리자

 

저 씨는 어제의 약속

저 씨는 오늘의 사랑

저 씨는 내일의 승리

 

뿌려지는 꽃마다 생명을 품고

자라나는 곳마다 희망을 주고

피어나는 곳마다 기쁨을 주는

저 씨 저 씨앗 저 젊음들

 

나는 아네 저 씨들

척박한 땅조차도 기름지게 하고

매서운 비바람도 끝내 이겨내는

그 짜릿한 승리 절절한 사연

나는 아네 저 씨들

 

저 산 뒤덮은 숲이며

노랗게 물들어 오른 논밭

정원에 곱게 핀 꽃잎들

모두가 씨로부터 피어난 것들 아니랴

 

지금 우리가 선 이 땅

가슴 속에 묻어놓은 씨들

머릿 속에 숨겨놓은 씨들

마음껏 꺼내어 양껏 꺼내어

 

씨를 뿌리자

씨를 뿌리자

남녘에서 북녘까지

과거에서 미래까지

젊은 씨를 뿌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