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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글쓰기5

[겨울]<12.04 장한결 회원 작품> 나와 산타 나는 산타를 믿어본 적이 없다. 최소한 내 기억에는 그렇다. 산타를 믿고 안 믿고를 생각조차 해본 적 없는 것 같다. 산타를 믿었냐, 몇 살 때까지 믿었냐 한다면 딱히 할 말이 없다. 그래봤자 태어난 지 10년도 안된 유년기, 나는 그만큼 내 나름대로 바쁘고 정신없었다. 그냥 믿으면 믿는 거고 말면 마는 거지. 큰 의미부여를 할 거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괜히 후회가 된다. 그 시기에만 겪어볼 수 있는, 그 나잇대에만 누릴 수 있도록 정해진 것들이 있다. 서른이 머지않은 지금 산타 타령하는 게 스스로도 우습지만 그냥 여섯살 때 크리스마스와 떠올릴 추억 하나 없다는 게 조금 씁쓸한 것이다. 딱히 뼈저리진 않다. 이제는 크리스마스도 알고 산타도 안다. 나름 기분을 낼 줄도 안다. 그래서 추억도 계속 .. 2021. 12. 4.
[겨울]<12.04 한진구 회원 작품> 겨울의 온도 날이 춥다. 그러나 길거리에 사람은 즐비하다. 코를 훌쩍이며 빠알갛게 상기된 얼굴들, 그 사이에 섞인 나. 일면도 없는 사람들 속에 존재한다. 종소리가 울렸다. 눈이 내렸다. 세상은 더 밝아졌다. 모두가 하늘을 쳐다보며 감상에 젖는다. 나도 여전히 그 곳에 있다. 볼이 차갑다. 눈은 녹아 흘러내린다. 얼굴이 화끈하다. 과거의 추억들이 떠오른다. 따뜻한 집에서 가족들과 식사하던 순간, 교회에서 또래들과 게임하며 보낸 시간, 땀흘리며 일했던 때까지 모두 내가 사랑하던 사람과 함께였다. 겨울의 눈은 신비하다. 차가움과 따뜻함을 모두 지녔다. 한겨울의 밤이다. 지난 일을 회상하며 떠올린다. '올해 크리스마스엔 눈이 올까?' 2021. 12. 4.
[겨울]<12.04 이재명 회원 작품> 12월 그 어느 날의 겨울 12월 어느 날은 겨울 그 날은 어느 날보다 춥고 쓸쓸하다. 어느 때보다 많이 나온 입김이 어느 때보다 많이 부는 바람이 나의 말동무가 되려고 나에게 다가온다 그렇게 난 나의 입김과 나에게 불어오는 바람을 말동무 삼아 정처없이 추운 그 날 속에서 걸어본다 2021. 12. 4.
[겨울]<12.04 김근성 회원 작품> 겨울풍경 청량한 하늘 높이 쨍쨍 내리쬐는 햇빛 속에 동장군 성큼성큼 공기를 가르고 복실복실 길고양이 하나 앙상히 뼈만 남은 가로수 그 아래 유유히 지나가며 벌벌 떠는 흙 위를 걷는다 천변 너머 돌밭에선 한무리 황새들 쏘다니며 얼음장 차디찬 강물을 노란 부리로 헤집다가 포송포송 흰 구름 저 편 수북히 눈나린 앞산뒷산 시간이 그려낸 그 풍경화를 조용히 눈에 담는다 2021. 12. 4.
[겨울] <12.04 이수정 회원 작품> 눈싸움 눈이 내리는 날은 마음이 송글송글해진다. 겨울에 내렸던 눈으로 눈싸움을 했던 어린시절의 내가 떠올라서였을까? 눈싸움을 할 때의 나는 그저 놀이로 보였을진 몰라도 처절했다. 상대편의 몸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눈을 때리기 위해 노력했다. 눈을 똘똘 뭉쳐 내 작은 두 손에 한가득 옮기기 시작했다. 손은 빨개지다 못해 홍시처럼 변해갔다. 코에선 콧물이 흘렀지만 그 콧물조차 점차 얼어갔다. 그 순간 내 몸에 눈덩이가 둥그르르 맞춰진다. 그 순간 나는 분노가 차오른다. 상대편도 나와 같이 손이 부르트도록 눈덩이를 만들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눈싸움을 하다가 잠시 멈춰섰다. 내가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인지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나와 상대라고 묶여진 범주가 혐오스럽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 2021. 1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