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한 하늘 높이
쨍쨍 내리쬐는 햇빛 속에
동장군 성큼성큼
공기를 가르고
복실복실 길고양이 하나
앙상히 뼈만 남은 가로수
그 아래 유유히 지나가며
벌벌 떠는 흙 위를 걷는다
천변 너머 돌밭에선
한무리 황새들 쏘다니며
얼음장 차디찬 강물을
노란 부리로 헤집다가
포송포송 흰 구름 저 편
수북히 눈나린 앞산뒷산
시간이 그려낸 그 풍경화를
조용히 눈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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