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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모임 작품

[대선소감] < 03.16 김근성 회원 작품> 수레바퀴

by 장ㅎ결 2022. 3. 23.

바퀴가 달려있다면 어디서나

수레는 굴러가는 법이다.

그리고 수레자국은 으레

길다랗게 패이곤 한다.

 

하지만 수레바퀴가 항상

앞으로만 가는 법도 아니다.

때로는 제 갈 길과는

정반대로 굴러가기도 한다.

 

소가 끌고 가던 중에

한눈 팔아 여물통 간다거나

비바람 폭풍우 거치른 날씨

급한대로 지나친 숙소로 돌아가거나

 

그러다보면 갈 길도 멀어지고

시간도 한참이나 더 걸리기에

때로는 암담하여 조급하여

발만 동동 구르기도 하겠지

 

그럼에도 앞을 보아라 길손아

비록 뒤로 갔든 옆으로 갔든

제 수레 그동안 굴러오며

앞으로- 앞으로- 새긴 자욱

 

저리도 선명히 길마다 박혀

여기까지 저기까지 이어져

우리가 가야 할 길 끊임없이

이어주고 빛내주고 있나니

 

다음날 잠 깨어 일어나면

훌훌 다아 털어버리고

자는 소 졸음도 깨어내고

앞에 새겨진 자욱 따라

 

가거라 앞으로- 앞으로-

수레바퀴 굴러가며 다시 그 자국

지긋이 눌러주니 뒤따라오는

따뜻한 소 울음소리 우렁차고˙˙˙˙˙˙